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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도문화재답사

[스크랩] 사찰에서 물고기의 의미는?

by 고우니 ; 송강(松岡) 최재모 2014. 6.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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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에서 물고기의 의미는?

 

 

 

사찰 장엄구로서 용 다음으로 많이 볼 수 있는 것이 물고기이다.

사찰 이름에도 동래 범어사(梵魚寺), 밀양 만어사(萬魚寺), 포항 오어사(吾魚寺) 등 고기 어(魚)자가 들어가 있는 절이 있다.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물고기는 우리나라 사찰에서 여러가지 형태로 수용이 되었고, 단순한 장식이 아닌 의미있는 상징물로 지금까지 존재해 왔다.

 

선종(禪宗)에서 사찰규범의 지침서로 삼고 있는 '백장청규(百丈淸規)'에는

“물고기는 밤낮으로 눈을 감지 않으므로 수행자로 하여금 자지 않고 도를 닦으라는 뜻으로 목어를 만들었으며, 또한 이것을 두드려 수행자의 잠을 쫓고 정신 차리도록 꾸짖는다”라고 적고 있다.

물고기는 깨어 있을 때나 잠잘 때 눈을 감지 않을 뿐 아니라(사실은 눈꺼풀이 없어-자지않는 것 처럼 보일 뿐)  죽어서도 눈을 감지 않듯이 수행자도 물고기처럼 항상 부지런히 도를 닦으라는 뜻을 상징한다고 한다

 

“눈을 떠라! 물고기처럼 항상 눈을 뜨고 있어라. 깨어 있어라, 언제나 혼침과 번뇌에서 깨어나 일심으로 살아라 그러면 너도 깨닫고 남도 능히 깨닫게 할지니….”

 

이는 물고기의 속성을 불면면학(不眠勉學)하는 수도자의 자세에 비유한 것으로서 수행자들에게 항상 깨어 있으라, 즉 잠시도 마음을 나태하게 가지지 말고, 유혹에도 빠지지 말며  도를 구하는 일에 모든 생각을 집중하라는 경계의 의미로 물고기의 문양을 사용하는 것이다. 

 

그러면 사찰의 어디에서 물고기를 볼 수 있으며 그 의미는 무엇일까?

 

 

 

목어

 

경주 불국사의 목어(좌경루 내)

 

 

 

경주 분황사의 목어

 

 

목어는 사찰의 종루나 누각에 걸어놓고 아침·저녁 예불 시 치는 불구(佛具)의 하나로 목어고(木魚鼓)· 어고(魚鼓)·어판(魚板)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나무를 깎아 물고기 모양으로 만들고 배부분을 깊게 파서 울림통을 만들고 두드려서 소리를 내는 법구로서 불전 사물(四物-범종.법고.운판.목어) 중의 하나이며 그 모양이 물고기 형태라고 해서 목어(魚)라고 한다.

이 목어는 물 속에 살고 있는 모든 중생들을 제도하고 해탈시키기 위해서 치는 것이다

 

전통적인 목어의 모양은 비늘과 지느러미, 아가미가 있는 전형적인 물고기(잉어)의 형상이었으나 점차 용두어신(龍頭魚身)형으로 변형되어 용의 머리를 새긴 어룡(魚龍)의 모습을 지니게 되었으며 길게 벌어진 입가에는 날카로운 이빨이 묘사되고 불거진 눈과 갈기에  여의주를 물고 있는 것이 보통이다.

이것은 물고기가 용으로 변한다고 하는 어변성룡(魚變成龍)을 표현한 것이며 어변성룡은 곧 해탈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러나 완전한 물고기 형태로 남아있는 목어도 적지 않다

 

 

 

전형적인 물고기형태의 목어(양산 통도사)

 

용두어신의 형태를 지닌 목어(예천 용문사)

 

 

형태의 유래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으나 중국 당나라 때의 문헌인 〈백장청규 百丈淸規〉에 따르면 물고기는 항상 눈을 뜨고 있으므로 수행자가 졸지 말고 도(道)를 닦으라는 뜻에서 물고기 모양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목어는 원래 부엌이나 식당 등에 걸어놓고 길게 두 번 두드려 공양하는 시간을,  길게 한 번 두드려 대중들에게 모이는 시간을 알리는데 그 목적이 있었다고 한다

이렇게 공양시간에 맞추어서 대중을 모으기 위해 치던 도구가 뒤에는 물 속에 살고 있는 모든 중생들을 제도하고 해탈시킨다는 의미로 변형이 되어 사물전 종루에 걸리게 되었으며 또 다시 둥근 목탁으로 형태가 변형되어 경(經)을 읽을 때 박자를 맞추는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

 

목어를 치는 방법은 두 개의 나무막대를 파낸 목어의 배 속에 넣어 배의 양 벽을 교대로 치면서 소리를 내며 목탁은 어신(漁身)을 작은 막대로 쳐서 소리를 낸다.

 

아침에는 운판보다 목어를 먼저 치고 저녁에는 운판을 목어보다 먼저 친다. 이것은 동-목 서-금이라는 오행의 원리를 따라 해가 뜨는 아침에는 나무로 된 목어를, 서쪽으로 해가 지는 저녁에는 쇠로된 운판을 먼저 치는 것이라고 하는데 또 다른 해석은 아침에는 고요한데서 기운을 점차 발산하고 저녁에는 그 기운을 서서히 수렴한다는 뜻이라고도 한다

 

※ 사물을 울리는 순서

    사찰에 따라 조금씩 다르나 일반적인 경우는 다음과 같다

       새벽예불  :   목어-법고-운판-범종

       저녁예불  :   법고-운판-목어-범종

 

목탁

 

 

 

 

 

 

목어의 모양을 작게 줄여서 들고 다니기 편하게 만든것이 바로 목탁이다.

목탁은 나무를 큰 방울 모양으로 깎아서 그 중앙을 반쯤 자르고, 그 속을 파서 소리가 잘 울리도록 하여 조그마한 나무채로 두드리는 법구의 하나이다.

 

목탁의 손잡이는 물고기의 꼬리가 몸쪽으로 붙은 형태이고, 목탁의 양 옆에 뚫어져 있는 구멍은 물고기의 아가미를 뜻하며 앞부분에 길게 파여있는 부분이 입의 모습이다

 

 

공양간의 외벽에 걸려있는 목탁크기가 매우 크며 공양시간을 알리는데 사용하였다고 한다

 

 

목탁은 속이 비어 있다. 속을 비게 하여 공심이 되게 한다. 탐욕과 분노와 어리석음의 삼독이 비어 있으므로 공한 마음이요, 그 공한 마음으로부터 참되고 허망함이 없는 공음이 우러나올 때, 모든 중생의 업을 녹이고 모든 중생에게 청량과 해탈을 심어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목탁을 두드리는 이유는 본래 중국 노나라 때 나라에서 새로운 법령을 발할 때에 목탁을 울려 사람을 모이게 한 데서 비롯되었으나 차츰 스님들이 사회의 관심을 환기시키고 중생을 계도하기 위해서 사용하였으며 특히 사찰에서의 목탁은 염불을 하거나 대중이 모여 경전을 외울 때 운율과 박자를 맞추고, 수행중인 수도승의 맑은 정신을 유지하고자 번뇌와 잡념를 깨트리는 도구로 쓰이고 있다

 

 

경북 영천목공예사에서 만드는 목탁들

 

목탁을 만드는 재료로는 대추나무가 가장 좋으나, 굵은 대추나무를 구하기 어려우므로 박달나무. 은행나무, 괴목(홰나무)등을 많이 사용한다

 

  


풍경에 달린 물고기

 

 

 

 

 

절에는 물고기가 허공 중에도 있다. 추녀 끝에 매달려 바람 부는 대로 흔들리면서 청아한 금속성 소리를 내는 풍경(風磬)의 물고기 장식이 바로 그것이다.

작은 종처럼 만들어 가운데 추를 달고 그 아래에 쇳조각으로 붕어 모양을 만들어 매달아 놓고 바람결에 따라 맑은 소리를 내게하는 종의 일종으로 풍탁이라고도 부르며 주로 불전의 추녀 밑이나  불탑의 옥개석 전각에 달아놓는다

 

 

 

 

 

사찰에서는 하늘도 바다가 된다. 풍경에 달린 물고기 뒤로 파란 하늘은 그대로 바다가 되고 하얀구름은 파도가 되며 풍경소리는 파도소리가 된다.

목조 건물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바로 화재이다. 불은 물을 만나면 바로 생명을 잃는다. 물에 사는 고기를 달아놓는 것은 물고기는 곧 물을 상징하므로 화마의 침입을 막으며 물고기가 잠을 자지 않는 것처럼 항시 화재를 미연에 방지한다는 의미로 달아 놓는 것이다

즉 항상 눈을 뜨고 있는 물고기처럼 언제나 깨어서 화재를 미연에 방지하라는 벽사의 의미도 담겨있다

 

뿐만아니라 가벼운 바람에도 흔들리며 물고기가 만들어 내는 청아하고 맑은 풍경소리는 부처님에 드리는 소리공양으로도 부족함이 없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범종을 치는 당목 - 고래

 

범종을 치는 당목

 

범종을 치는 나무를 당목이라고 한다. 무게가 많이 나가기 때문에 대개 범종 옆에 쇠사슬로 매달아 둔다.

당목은 물고기 모양, 더 정확하게 말하면 고래 모양이지만 요즘은 그냥 통나무를 매다는 곳이 많아 고래모양의 당목은 찾아 보기가 어렵다

엣날에 고래를 무서워하는 용이 있었는데 고래가 가까이 오면 무서워서 더 크게 소리를 지른다고 한다

용생구자(용의 아홉자식)의 둘째 '포뢰'가 바로 이 용인데 이 용은 범종의 천판 위에 있다.

그래서 당목을 고래모양으로 만들어 치면 고래를 무서워하는 포뢰가  더 크고 우렁찬 소리를 낼 것이라는 믿음에서 당목을 고래모양으로 만들거나 당목에 고래모양을 새겨넣었다고 한다

 

 

용의 입에 물려있는 물고기

 

 

 

불국사 대웅전의 물고기를 문 용

 

 

용은 일반적으로 여의주를 물고 있는 것이 보통이나 사찰에서는 종종 물고기를 옆으로 물고 있는 용두를 볼 수 있다. 이는 사찰의 외부뿐 아니라 사찰 내부에서도 이런 모습을 발견할 수도 있다.

특히 경주 불국사 대웅전에는 물고기를 옆으로 물고 있는 용이 있는가 하면 물고기를 삼키고 있는 용을 함께 볼 수 있다.

중국에서는 물고기의 어(漁) 발음이 여(餘)와 같고 유(裕)와 유사한 것에 근거를 해서 물고기를 여유, 풍요의 상징으로 여기고 있다

또한 고기 어(漁)자의 발음이 여(如)와 비슷하여 여의(如意)의 상징물로도 인식을 같이 하기 때문에, 원하는 것은 무엇이던지 가져다주고 고통과 어려움도 해결하여 준다는 여의주와 뜻을 같이 한다고 한다.

따라서 물고기를 물고 있는 용은 여의주를 물고 있는 용의 또 다른 표현인 것이다

 

다른 뜻으로 이 물고기를 금어(金漁)라고 하여 부처님의 말씀을 금어(金漁)라고 한 것과 같은 뜻으로 여긴다고도 한다

 

 

 

예천 용문사 대장전의 물고기를 물고 있는 귀면

이곳에서는 특이하게 귀면이 물고기를 물고 있다. 이는 화마(火魔)를 막기위한 벽사의 의미이다

 

 

 

장식성을 지닌 물고기

 

 

 

경북 경산 환성사 수미단의 물고기 조각

 

불단(수미단) 장식에는 여러 가지의 물고기들이 있어 물속에서 자유롭게 노니는 모습에서 걸림 없는 삶을 나타내기도 했다. 특히 쌍을 이룬 물고기는 부부의 화합과 다산(多産)을, 수염이 긴 새우를 탄 노인의 그림은 부부간 백년해로와 신선처럼 오래 사는 의미를 나타내어 가정의 행복을 부처님 전에 기원하는 마음을 담고 있다고 한다.

 

 

완주 송광사 천장의 물고기

 

 

김해 은하사 종루의 대들보에 그려진 용두어신의 물고기

 

 영주 성혈사 나한전 어간문의  꽃문살에 있는 물고기

 

 

제천 신륵사 극락전의 물고기 그림

<이 사진은 '다음 블로그 : 그린의 나무이야기'에서 가지고 왔습니다>

 

건물의 외벽에 물고기를 그려 넣은 것은 물고기가 물에서 살기 때문에 화재를 예방하려는 의미라고 한다

 

 

♣ 목어(목탁)에 얽힌 이야기

 

 

목어에  대한 내용을 그린 벽화(화성 용주사)

 

 

사찰 벽화에는 간혹 등에 나무가 자라나는 물고기를 그린 벽화를 볼 수 있다. 목어에 얽힌 이야기를 그린 그림인데 중국 장강 동정호에 내려오는 설화로 전해진다.

옛날 어느 절에 덕이 높은 승려가 제자 몇 명을 가르치며 살고 있었다. 다른 제자들은 모두 힘써 도를 닦았는데 유독 한 제자만이 스승의 가르침을 어기고 제 멋대로 행동하며 망나니 짓 저지르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그러던 그가 몹쓸 병에 걸려 일찍 죽게 되었는데, 그 다음 생에서는 업보를 받아 물고기로 태어났다. 그러나 그냥 물고기가 아니라 등에 커다란 나무가 솟아난 물고기가 되었으므로 말로 다할 수 없는 고통을 계속 받아야만 했다.

하루는 스승이 배를 타고 강을 건너는데 등에 커다란 나무가 솟은 물고기가 뱃전에 머리를 들어대고 슬피 우는 것이었다. 스승이 그 물고기의 전생을 살펴보니, 그게 바로 자기의 가르침을 멀리하고 방탕한 생활을 일삼다가 일찍 죽은 제자가 아닌가?

스승은 가여운 마음에 뭍이나 물에서 사는 미물과 함께 외로운 영혼들을 구제하는 법회를 베풀어 제자를 물고기의 몸에서 벗어나게 해주었다.

그날 밤 스승의 꿈에 물고기였던 제자가 나타나서 다음 생에서는 참다운 발심을 하여 바르게 정진할 것을 다짐하고 자신의 등에 난 나무를 베어 물고기의 형상을 만들어서 막대로 쳐주기를 청하였다.

그리하게 되면 수행하는 사람들이 그 이야기를 듣고 교훈으로 삼게 될 것이며 아울러 강이나 바다에 사는 물고기들이 그 소리를 듣고 해탈할 좋은 인연이 되리라는 것이었다.
스승은 그 부탁에 따라 나무를 베어 물고기 모양을 한 목어를 만들어 침으로써 많은 중생들의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수가 있었다.

 

 

 

포항시 오천읍의 오어사

 

 

♣ 오어사(吾魚寺) 사명의 유래 

 

포항시 남구 오천읍에 있는 오어사는 조계종 제11교구본사인 불국사의 말사이다. 신라 진평왕때 대웅전이 처음 지어졌다고 하니 꽤나 오래된 사찰이다.

원래는 항사사(恒沙寺)라고 불리웠다고 하는데  항사(恒沙)는 인도의 항하, 갠지즈의 모래를 뜻하는 말로서 금강경에도 자주 등장한다.

 

항사사(恒沙寺)가 오어사(吾魚寺)로 바뀐 데에는 다음과 같은 일화가 있다

 

원효스님과 혜공스님께서 마을 주민들이 고기를 잡아 먹는 것을 보시고, 함께 물고기를 먹었는데 똥을 누니 물고기가 살아서 헤엄쳐 갔다고 한다. 그러자 두 스님이 그 물고기를 두고 서로 '내 고기'라 하여 나 오(吾)자. 물고기 어(漁)자를 써서 '오어사'라 불렀다고 는 이야기와

 

 

원효스님과 혜공스님이 수도를 하다가 법력으로 개천의 고기를 생환토록 하는 시합을 하였는데, 두 마리 중 한 마리가 살아 힘차게 헤엄을 치자, 이때 살아 움직이는 고기가 서로 자신이 살린 고기라 하여 '吾漁寺'가 되었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둘 다 같은 이야기이다. 두 스님이 서로 '내 고기'라고 했던데서 유래된 이름이니까.....

 

 

금어가 헤엄친다는 부산 금정산의 금샘

 

물고기와 사찰에 관한 기록은 〈동국여지승람〉의 ‘범어사 조’에도 보인다. “동국 해변에 금정산이 있고, 그 산정에 높이 50여 척이나 되는 바위가 솟아 있다. 그 바위의 위에 우물이 있는데, 그 우물은 항상 금색이며, 사시사철 언제나 가득 차 마르지 않아, 그 속에 범천(梵天)으로부터 오색구름을 타고 온 금어(金魚)들이 헤엄치며 놀고 있다”는 내용이다.

물고기가 범천에서 내려와 놀던 우물자리에 절을 지어 범어사라고 했다는 것인데, 물고기가 범천 이야기와 함께 절의 창건설화에 관여한 사례다.

그러나 사실 범어사는 금정산의 아래쪽에 위치하고 있다

 

 

 

출처 : 토함산솔이파리
글쓴이 : 솔뫼 원글보기
메모 : 토함산 솔이파리님 좋은 글 옮겨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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