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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문화재답사

[스크랩] 범종 꼭대기에 용을 올린 까닭은?

by 고우니 ; 송강(松岡) 최재모 2014. 6.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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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종 꼭대기에 용을 올린 까닭은?

 

 

성덕대왕신종

 

 

사찰에 걸려있는 큰 종을 범종(梵鐘)이라 부른다. 불교에서 ‘범(梵)’이란 우주만물을 뜻하며, 진리라는 의미로 쓰여지는데, 그러한 소리를 내는 것을 범종(梵鐘)이라 한다. 범종의 신앙적 의미는 모든 중생이 종소리를 듣는 순간 번뇌가 없어지고 지혜가 생겨 악도(惡道)에서 벗어나게 된다는 것이다. 절에서는 아침과 저녁으로  종을 타종함으로써 지옥중생을 구제한다는 데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범종은 아침 저녁으로 타종 하는데 아침은 28번을 치고, 저녁은 36번을 치게 된다. 아침종은 화엄사상에 근거하여 28대인상의 구족함을 나타내고, 저녁종은 정토사상에 근거하여 극락정토에 왕생하게됨을 상징한다고 한다

 

 

국립경주박물관 종각에 걸려있는 성덕대왕 신종은 우리나라에 남아 있는 범종(梵鐘) 중에서 가장 큰 종으로, 제작 연대가 확실하고 각 부분의 양식이 화려한 동종(銅鐘)이며 독특한 미술적 가치를 지닌 신라의 걸작품이다..높이가 3.75m, 입지름 2.27m, 두께 11∼25㎝이며, 무게는 18.9톤으로서 국보 제29호로 지정되어있다.

 

성덕대왕신종은 통일신라가 예술의 각 분야에 걸쳐 전성기를 이루었을 때 만들어진 종으로 화려한 문양과 조각수법은 신라를 대표할 만하며, 또한 몸통에 남아있는 1,000여자의 명문은 문장뿐 아니라 새긴 수법도 뛰어나 1천 3백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손상되지 않고 전해오고 있는 귀중한 문화재이다.

 

성덕대왕신종은 신라 경덕왕이 아버지인 성덕왕의 공덕을 널리 알리기 위해 종을 만들려 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고, 경덕왕 뒤를 이은 혜공왕이 771년에 완성하여 성덕대왕 신종이라고 불렀으며, 주조 후 봉덕사에 처음 달았다고 해서 '봉덕사종'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또는 아기를 넣었다는 전설때문에 '에밀레종'이라고도 하지만 이 명칭은 일본인이 우리 민족성을 폄하하기 위하여 의도적으로 만들어낸 설화라는 연구자료가 있다.

 

 

 

 

 

종의 맨 위에는 소리의 울림을 도와주는 음관(音管 또는 음통音筒)이라는 관이 있는데, 이것은 우리나라의 동종(銅鐘)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독특한 구조이다. 성덕대왕신종의 음통은 4개의 단(段)을 두어 단마다 앙련과 복련으로 된 화려한 연판(蓮瓣)이 장식되어 있다. 

 

우리 전통 범종의 꼭대기를 보면  박진감 있고 사실적인 조각수법으로 생동감을 주는 용 모양의 고리가 달려 있다. 이를 용뉴(龍鈕)라고 하는데,  용뉴란 ‘용의 모습을 취한 고리’라는 뜻이다. 이 고리를 만들어 붙이는 것은 종각(鐘閣)에 종을 걸기 위해서이다.  즉 이곳에 쇠막대를 끼우거나 쇠줄 등을 연결하여 종각에 매달게 된다.

 

성덕대왕신종의 용뉴 역시 용(포뢰) 한 마리가 천판 위에 달라붙어 머리를 땅에 박고 뒷발로 힘을 주면서 용통을 힘겹게 짊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그래서 휘어져 올라간 등줄기가 걸쇠(고리)로 되었는데 종신이 커서 무게를 지탱하기 위해 그랬는지 머리와 배 부분의 밀착 부위가 더욱 넓고 몸통의 살집도 더 좋다.

그리고 용통 앞 굽은 등줄기 위에는 여의주(如意珠)라고 생각되는 구슬 하나가 불꽃에 휩싸여 올려져 있다.

천판에 머리를 박고, 있는 대로 입을 벌린 용(포뢰)의 사실적인 표현은 고래의 공격을 받고 고통에 못 이겨 울부짖는 모습 그대로이다

 

 

 

용모습을 하고 있는 고리(용뉴)-성덕대왕신종

 

 

 

용모습을 하고 있는 고리(용뉴)-상원사종

 

 

그런데 종을 매어다는 이 고리(용뉴)가 하필이면 왜 용(龍)의 모양일까. 종(鐘)과 용(龍)은 대체 무슨 관계가 있는 것일까.

 

중국 명대의 호승지(胡承之)가 쓴 ‘진주선’에 따르면 용에게는 용생구자(龍生九子)라고 하여 아홉 아들이 있었다. '비희(贔屭)', '이문(螭吻)', '포뢰(蒲牢)', '폐안(狴犴)', '도철(饕餮)', '공하(蚣蝮)', '애자(睚眦)', '산예(狻猊)', '초도(椒圖)' 인데. 이들은 각각 성격과 특성이 달랐다.

 

그 중에서  셋째아들인 포뢰(蒲牢)는 바닷가에 사는 용으로 울기를 잘하며 소리가 우렁차다고 한다.

그래서  맑고 큰 소리를 필요로 하는 종의 꼭대기에 용(포뢰)을 앉힘으로서 종소리가 우렁차게 멀리까지 울려퍼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따라서 이 포뢰야말로 소리를 내야 하는 범종에 꼭 어울리는 용의 아들인 것이다. 포뢰(蒲牢)가 범종 꼭대기에 올라앉게 된 것은 이런 까닭에서이다

 

 

 

 

 

포뢰가 무서워 하는 고래

 

 

바닷가에 살던 이 포뢰는 고래를 무척이나 무서워했다. 고래가 다가오기만 하면 놀라서 큰 소리를 질렀을 정도였다고 한다. 그래서 종을 치는 막대기(당목)도 원래는 고래 모양으로 만든 나무였거나 고래뼈로 만든 것이었다. 이는 고래로 종을 두드려야만 종 꼭대기에 앉아 있는 용이 무서워 더 큰 소리를 지르므로 종소리가 더 크게 울기를 바라는 뜻에서 고래모양의 당목을 만드는 것이다.

 

최근 성덕대왕신종의 소리가 예전같지 않은 까닭은 당목에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음성공학 전문가인 배명진(裵明振) 숭실대 정보통신전자공학부 교수는 한국음향학회에 제출한 논문 ‘에밀레 종에서 애끓는 종소리 분석 및 재현에 관한 연구’에서 ‘ 전설에 등장하는 ‘아이 울음소리’가 최근들어 들리지 않는 이유는 종을 치는 막대인 당목(撞木)이 낡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하였다. “당목의 타종 면이 기울어졌고 몇 군데 균열이 생겨 종을 칠 때 제대로 힘을 전달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옛 전설의 소리를 듣기 위해서는 당목을 새로 설계·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의 당목은 소나무로 만들어졌고, 약 500여년 전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며, 길이 145㎝, 최대 직경 30㎝, 무게는 66㎏이다.

우리나라의 범종 꼭대기에 용(포뢰)를 조각하여 올리는 것은 고래를 만난 용이 크게 울듯, 종소리가 크고 우렁차게 울려야 중생을 구제하고자 하는 부처의 뜻이 만방 구석구석까지 널리 전달되게 하려는 뜻이 숨어있는 것이다.

 

이외에도 성덕대왕신종에 나타나는 각종 무늬와 장식은 화려하기 그지없다

종신에 2구씩 마주보는 4구의 비천상은 연화좌 위에 무릎을 세우고 공양하는 상으로서 주위에 보상화(寶相花)를 구름과 같이 피어오르게 하고, 천상(天上)으로 천의(天衣)와 영락 등이 휘날리고 있는 것은 다른 신라동종에서는 볼 수 없는 훌륭한 비천상으로서 범종비천상의 대표가 되는 조각이다.

 

 

 

 

용생구자 중에서 첫째인 비희(贔屭)                             용생구자 중에서 둘째인 '이문(螭吻)

 

 

 

 

용생구자(龍生九子)

 

용생구자란 중국 전설에 등장하는 동물로, 용이 낳았다는 아홉 자식을 가리킨다.

각각 그 모습과 성격이 다르며 그 성격에 맞는 장소에서 각자 활약하나 용은 되지 못했다고 한다.

이것을 "용생구자불성룡"(龍生九子不成龍)이라고 한다. 형제들이 성격이 다른 것을 가리킬 때 쓰이는 말이기도 하다

 

1. 비희(贔屭)

▶ 성격 : 무거운 것을 짊어지는 걸 좋아한다.

▶ 거북을 닮은 용으로 힘이 세고 무거운 것을 짊어지는 것을 좋아하여 비석 아래의 장식에 많이 쓰인다.

    거북은 수명이 길어 만지면 복이온다 전해진다.

 

2. 이문(螭吻)

▶ 성격 : 높은 곳에서 먼 곳을 바라보는 걸 좋아한다.

▶ 무언가를 바라보고 삼키는 모습을 하고 있고, 불을 끄는데 탁월한 능력이 있다 하여 건물의 용마루에

    장식해 재앙을 막는다.

 

3. 포뢰(蒲牢)

▶ 성격 : 소리 지르는 걸 좋아한다.

▶ 바다에 사는 용으로 소리를 내는 것을 좋아하여 종의 윗부분에 장식한다. 그리하면 종소리가 멀리

    울려퍼진다고 한다.

 

4. 폐안(狴犴)

▶ 성격 : 정의를 수호하는 걸 좋아한다.

▶ 정의를 지키는 것을 좋아하여 감옥이나 법정으로 들어가는 문에 새긴다. 이것은 범죄자들에게 위엄과

    경외심을 가지게 한다.

 

5. 도철(饕餮)

▶ 성격 : 먹고 마시는 걸 좋아 한다.

▶ 모습은 늑대를 닮았고, 악수(惡獸)로 불린다. 정이나 종에 모습을 새겨 넣어 식욕과 탐욕을 경계함에

    쓰인다.

 

6. 공복(蚣蝮)

▶ 성격 : 물을 좋아한다.

▶ 물을 가로지르는 다리의 기둥이나 아치 부분에 주로 조각을 새기며, 강을 따라 들어오는 악귀들을

    막아준다고 한다.

 

7. 애자(睚眦)

▶ 성격 : 죽이는 걸 좋아한다.

▶ 험상궂게 생긴 인상이 많으며, 주로 칼의 코등이나 자루, 창날 부분에 많이 새긴다. 관우가 지닌

    청룡언월도에 새겨진 용도 바로 애자이다.

 

8. 산예(狻猊)

▶ 성격 : 불과 연기를 좋아한다.

▶ 사자를 닮은 용이며, 향로에 새긴다. 또 앉는 것도 좋아하는데 절의 불좌에 앉아 있는 사자의 동상이

    바로 산예이다.

 

9. 초도(椒圖)

▶ 성격 : 닫기를 좋아한다.

▶ 개구리와 소라를 닮았다는 기이한 형상의 용으로 숨는 것을 좋아한다, 주로 문고리에 많이 장식한다.

 

 

 

출처 : 토함산솔이파리
글쓴이 : 솔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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