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담사에서 설악산으로
보이스카웃트 지도자 출신으로 구성된 옥돌회 회원들이라 산행은 기본으로 훈련된 단원들이지만 계획 수립의 착오로 너무 힘든 산행이 되었습니다
봉정암에서 1박을 할려면 1달 전에 예약을 하여야 한다는데 무작정 가면 설마 되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으로 간 것이 화근이었습니다
백담사앞을 흐르는 계곡은 아침에 떠 오르는 햇빛을 받아서 맑기만 한데...?
그래도 잘 해 보자고 굳게 약속까지 했는데...
전두환 전 대통령께서 수도(?)하셨던 백담사이기에 더 유명한것 같다
백담사에서 09시에 출발하여 봉정암에서 하룻밤을 자면서 휴식을 취한 다음 아침밥을 먹고 주먹밥을 준비하여 대청봉을 갔다가 천불동계곡을 타고 신흥사로 가서 속초로 간다는 계획으로 컵라면 한개와 초코렛 등 간식거리만 약간 준비해서 시작한 등산이 어쩔 수 없이 걸어야 했던 등산입니다
백담사에서는 봉정암까지만 가면 된다는 마음으로 가볍게 출발을 하였습니다
여기까지만 해도 땀도 말리면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발을 씻으면서 피로도 풀었습니다
작은 폭포지만 사진을 찍을 여유로움도 있었습니다
단풍놀이를 하기에는 조금은 일은 것 같습니다만
능선부터 단풍이 물들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봉정암이 보여서 이제는 다 왔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았습니다
암자의 작은 마당에는 발디딜 틈도 없이 사람이 많았습니다 배낭을 땅에 놓을 자리조차 없었으니까요
사전에 예약을 한 사람들이라도 새우잠을 자야 할 형편인데 우리같이 예약도 하지 않은 사람들은 식사도 할 수 없다는 말을 듣고는 임시 회의 결과 올라온 길을 다시 내려가는 것 보다는 소청봉 대피소도 있고 하니 올라가 보자는 데 의견 일치를 보고 무작정 올라가 보기로 하였답니다
점심도 굶어가면서 소청봉 대피소 까지 오기는 왔는데
갈 수록 첩첩산중이라드니만 대피소 예약은 더 만원이었습니다
배는 고프고 심신은 지쳐 있고 벌써부터 만사가 귀찮은 듯 짬에 빠져 있는 친구도 있습니다
배당받은 식권은 달랑 사발면 한개 뿐인데 저는 봉정암에서 대피소로
올라 오는 도중에 배낭속에 있는 물병을 낼려다가 실수로 그만
배급 받은 사발면을 천길 낭뜨러지 밑으로 굴려 버렸답니다
궁하면 통한다고 마침 친구가 위의 사진에 보이는 김치면 말고 컵라면을 비상용으로 가지고 왔다면서 주어서 허기는 면하게 되었답니다
소청봉 대피소에서 바라본 설악산 풍경입니다
달력에 만이 실리곤 하는 바로 그 장면입니다만
사진 솜씨가 초보라서 또 아직은 단풍이 조금은 이른 편인것 같습니다
이리로 내려가는 길이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만
가야 할 길은 첩첩산중입니다
어렵게 대청봉을 눈앞에둔 갈림길까지 왔습니다
대청봉에서 비선대가는 길과 봉정암 가는 길의 이정표입니다
역시 설악산은 언제나 좋은 곳입니다
금강산도, 장가계 원가계도, 하롱베이도 좋았습니다만
우리 것이기 때문인가는 몰라도 정이 가는 곳입니다
그림자를 보세요 벌써 해가 질려고 합니다
천왕봉이 멀리 보입니다
작전회의 중입니다
전등도 준비해 온 친구들이 몇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물론 저도 없는 쪽이지요 가진 것이라곤 카드 뿐이데
산 속에서 카드는 정말 무용지물이 되고 맙니다
살 길은 속초로 내려가는 길 뿐입니다
전등이 있는 친구들 사이에 없는 친구들을 둘씩 끼워 넣은 다음 강행군을 하기로 중지를 모았습니다 저물어 가는 해의 반대편이라 조금만 내려오니 금방 어두워지기 시작하였습니다 이런 단순진리도 몰랐습니다
그토록 말 많든 친구들이 말이 없어졌습니다
가도 가도 암흑 뿐 저도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밤 11시가 지나서야 어느 대피소에 도착해서 먹을 것이라곤 어묵 뿐이라기에 퍼져서 물컹한 어묵인데도 꿀맛 같다는 표현이 딱들어 맞을 것 같았답니다
걷고 또 걸어서 신흥사까지 오고보니 다시 한둘씩 말을 하기 시작하드군요
다 와 간다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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