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葛藤)의 어원을 찾아서
원래 ‘葛藤’이라는 말은
한자로 칡덩굴을 의미하는 칡 갈자와
등나무를 의미하는 등자가 합쳐진 단어다.
칡은 식물학적으로 콩과식물에 속하는
덩굴식물로 길이가 10m 이상으로
자라나는 양지성식물이다.
세 갈레로 갈라진 넓은 잎은
햇빛을 받기 위해서 다른 나무의 줄기를
타고 꼭대기로 올라가는 습성이 있다.
꽃은 8월경에 적자색으로 피는데
은은한 향기가 있고,
열매는 9~10월경에 익는데
마치 콩꼬투리처럼 생긴 깍지 안에
동글납작한 검은 종자가 몇 알씩 들어 있다.
줄기 껍질은 질긴 섬유질로 돼 있어서
갈포를 만드는 데 쓰인다.
땅속 깊이
뻗어 들어가는 굵다란 뿌리는
흔히 칡뿌리라고 하는데,
전분과 수분이 많이 함유돼 있어서
갈분을 만들거나 칡즙
또는 칡차를 만드는 데 쓰인다.
식량이 없어서 끼니를
잇지 못하던 배고픈 시절에는
구황식물로서
그 역할을 톡톡히 했었지만
세월이 흐른 지금에 이르러서는
나무를 감고 올라가
피해를 입힌다고 해서
골치 아픈 존재로 전락해 버리고 말았다.
등 나무 꽃
등나무 또한 콩과식물로서
줄기가 10m 이상 자라는 덩굴성식물인데,
5월이 되면
은은한 자줏빛의 탐스런 꽃들이
주렁주렁 매달린 꽃 뭉치가
아래로 늘어지면서 아름답게 핀다.
줄기는 질겨서
등공예의 재료로 쓰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덩굴성으로 자라는 생육습성 때문에
시골에 있는 학교의 교정 한구석에
여름철의 햇볕을 가려서
그늘을 지워주는
등책(pargola)을 만드는 데
심었던 향수 젖은
식물로 기억되기도 한다.
칡과 등은
전통적으로 민속식물로서
우리에게 이로운 식물들이지만
이들이 서로 줄기를 비비 꼬면서
한데 뒤엉켜 뒤죽박죽으로 자라게 된다면
아무 쓸모가 없는
잡풀더미일 뿐만 아니라
무슨 수단을 쓴다 할지라도
이들을 헤쳐 풀어낼 방법이 없는 것이다.
그래서 생긴 말이
갈등 이라는 단어의 탄생 기원이다.
칡 꽃
꼬인 칡과 등을 풀어내는 방법이
전혀 없는 것만은 아니다.
이들의 생육습성과 성질을 잘 파악한다면
그리 어렵지도 않은 일이다.
먼저 등나무의 줄기는 우측방향으로
감아 올라가면서 생장하는 성질,
우권성의 식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얽힌 줄기를
푸는 방법은 지극히 간단해진다.
다시 말해서
이들 줄기가 우측방향으로
꼬여 있으므로 좌측으로 돌리면서
풀면 쉽게 풀 수가 있는 것이다.
세상의 모든 갈등은 이처럼
순리대로 풀면
쉽게 풀 수도 있다는 것을
암시해 주고 있는 것이다.
한자인 '갈등'의 어원은
'갈(葛)'은 칡을,
'등(藤)'은 등나무를 가리킨다.
갈등이 이런 한자로 이루어지게 된 것은
칡은 반드시 왼쪽으로 감아 올라가지만,
등나무는 반드시 이와 반대로
오른쪽으로 감아
올라가기 때문이라고 한다.
결국, 칡과 등나무가
같은 나무에 감아 올라가게 되면
서로 반대로 나무를
감아 올라가기 때문에
이들의 생장에
큰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어원을 알게 되니
옛 삶의 지혜가 기막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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