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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을 찾아서

아랑의 전설을 찾아서

by 고우니 ; 송강(松岡) 최재모 2014. 10. 21.

 

아랑의 전설을 찾아서

 

 

 

옛날 밀양고을 청사에는 항상 귀신이 나서,

신관이 부임하기만 하면,

 

반드시 그 날 밤 안으로 죽어버리는

괴이한 일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고을 군수의 직을 원하는 자가 한 사람도 없게 되어

조정에서는, 하루라도 관장의 자리를 비어 둘 수가 없으므로,

 

부득이 지원자를 모집하게 되었으나 지원하는 자가

 아무도 없었다고 합니다.

 

 

그 때에 한 사람의 지원자가 나타났는데

그는 호탕한 기질과 불겁의 용담을 가졌으나

인물이 변변하지 못하여 가난하게 살고 있었습니다.

 

 

그는 고을 관청에 요괴가 자주 나서 신관이 부임 당일 밤에

항상 죽어 버린다는 말을 듣고 그까짓 귀신이 무엇이냐고

대담스럽게 지원한 것이었습니다.

 

조정에서는 그 자를 그 고을 군수로 임명하였습니다.

 

 

군수로 부임하던 날 밤 그는 객사에서 혼자 자기로 하였는데

역리들은 그의 어림없는 행동을 보고, 호위 병졸을

많이 데리고 자기를 권하였으나

 

그는 그것을 거절하고 다만 많은 촛불만을 예비하여

두라고 명한 다음 그는 방안에 촛불을 환하게 밝히고

밤이 깊어지기를 기다렸습니다.

 

 

밤중이 되었을 때 별안간 찬 기운이 방안에 돌더니

일진광풍이 일어나며 굳게 닫힌 문이 화다닥 열리고,

촛불은 꺼질락 말락 하였습니다.

 

 

상당히 담대한 그도 잠깐은 기절할 뻔하였으나

그는 다시 정신을 차려서 급히 주역의

주문을 큰 소리로 읽었습니다.

 

방안은 잠깐 동안 깊은 정적을 계속되다가 잠시 후

이번에는 한 편 방문이 소리 없이 열리면서

 

뼈를 찌르는 듯 한 찬 기운과 함께, 머리를 산발하고 전신에

피를 흘리는 요괴가 눈 앞에 우뚝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그는 연해 주문만을 높이 읽고 있으니

그 요괴는 다시 사라지고

주위는 다시 조용해졌으나

 

세 번째는 어떤 여인의 목소리가 문 밖에서 나는가 싶더니

방안에 있는 사람을 불렀습니다.

 

 

그는 두세 번 생각하다가 누구냐고 물으니

여인은 애원하는 듯한 목소리로

 

나는 귀신도 아니고 사람도 아니나 원호할 말이 있으니

문을 좀 열어 주시오 라고 하였습니다.

 

그는 비로소 그 요귀가 원혼임을 알고는

몸을 부들부들 떨면서도 대담하게

방문을 열어 주었더니

 

소복을 한 여인이 목에 칼을 꽂은 채 방안으로

들어와서는 그의 앞에 큰 절을 하였습니다.

 

 

그는 여인의 태도에 겨우 마음을 놓고 무슨 원한이

있느냐고 물으니 여인의 호소는 이러하였습니다.

 

 

나는 원래 이 고을의 수청 기생인데

통인 아무개가 자기의 요구를 듣지 아니한다고,

 

 이렇게 나를 칼로 목을 찔러 죽이고, 나의 시체를

객사 뒤 고목 속에 거꾸로 집어넣었으므로,

 

당시의 관장에게 이것을 호소하려고 하였으나

나의 모양에 겁내어 죽고, 그 뒤

 

신관이 부임할 때마다 그들의 담력을 시험하기 위하여

아까 한 태도를 하여 보았으나 그들은 모두

실신하여 죽어 버렸습니다.

   

그러나 지금 당신의 담용을 보니 가히 나의 원을 풀어 줄

만하기에 이렇게 나타나서 호소하는 것입니다.

 

 

통인 놈은 나의 목을 칼로 찌른 후 나의 명이 채 다

끊어지지도 아니한 것을 고목 속에 쳐 넣어서

나는 산 사람도 못되고 죽은 사람도 아닙니니다.

 

나를 죽인 통인은 지금도 이 고을에 통인으로 있는 자이오니

그 놈을 처참하고, 나의 시체를 고목에서 끄집어낸 뒤에

목에 칼을 뽑고 몸을 바로 하여 매장하여 주시면

원을 풀고 저승길을 떠날 수 있겠습니다

 

라고 하면서 백배의 절을 하고는 물러갔으나 사또는 그 날 밤

조금도 잠을 이루지 못하고 뜬 눈으로 밤을 세웠습니다

 

 

아침에 날이 밝자 역졸들은 신관의 시체를 처리하고자

거적때기를 준비하여 가지고 객사 안으로 들어왔으나

신관사또가 살아 있는 것을 보고,

역졸들은 대경실색하였습니다.

 

신관은 그 날 바로 통인을 문초를 하여 통인은

할 수 없이 시종을 자백하였습니다.

 

 

사또는 원혼의 말이 거짓이 아님을 알고 객사 뒤 고목 속에

그의 시체를 찾아보니 정말 목에 칼을 찔린 채

거꾸로 박힌 시체가 나왔습니다.

 

신관사또는 곧 시체의 목에서 칼을 뽑고 묘지를 구하여

매장을 하여 제사를 지내고 통인은 참형에 처하였습니다.

 

그 뒤로 그는 명관이란 칭송을 듣게 되었고

그 고을 청사의 요괴도 없어지게

되었다고 하는 전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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